TV방송 시스템운용과 영상제작

12. TV방송의 음향(Sounds)(1)

정구언 교수 2021. 8. 19. 10:24

TV방송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있어 영상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상에 음향이 없다면 영상은 한낱 허상에 불과하기 쉽다. 영상 못지않게 음향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때로는 영상이 가지는 의미보다 음향에서 주어지는 의미가 더욱 강할 수 있다.

우리는 영상을 보지 않아도 음향(대사와 음악 및 효과음)이 명확하면 얼마든지 머릿속으로 음향에 맞는 영상을 그려볼 수 있다. 우리가 많이 듣는 라디오 방송이 그렇지 않은가? 라디오의 드라마에서 보이지 않는 영상을 머리에 마음껏 그려봄으로써 실상을 본 것 이상으로 상상력이 동원돼 더 확실히 인식할 수 있게 된다.

TV방송 프로그램의 음향이 영상보다 직접 의미를 전달하고, 상상력을 동원하는 것은 음향이다. 다시 말하면 음향만 있으면 의사전달이 가능하지만 영상만으로는 우리의 의사를 전부 전달할 수 없다.

TV방송용 컴퓨터그래픽스를 활용하여 프로그램의 타이틀(Title)이나 어떤 CF(Commercial Film)를 만들었을 때 음향이 생략된다면 그렇게 무미건조할 수가 없다. 영상의 움직임과 내용에 합당하는 음향을 결합했을 때만이 그 작품은 생명력을 얻을 수 있다. 그만큼 음향(소리)이라는 요소는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음향은 인간의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시간, 장소, 환경을 심리적으로 상상력을 동원하여 느낌을 전달한다. 음향은 인간이나 동물에게 주는 직접적인 느낌이고 영상의 배경에 흐르는 효과음에 따라서 내용의 모두가 정리된다. 특히 배경음향의 변화에 따라서 동일한 영상에서 주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게 전환될 수도 있다.

때로는 전쟁 신Scene)이 전개되면서 잔잔한 고전음악을 사용함으로써 전쟁의 처절함과 참담함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어 시각과 청각의 조화를 활용하는 영상의 특징도 맛볼 수 있다. TV방송 영상에 신경을 쓰다 보면 음향을 소홀히 할 수 있는데 특히 음향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오히려 부실한 영상을 커버할 수도 있다.

▲ 음향의 기본적 활용방법

1. 음원을 자연 그대로 얻어 사용하는 방법

2. 인간이 창조하여 만들어 내는 음향 활용

3. 자연음을 변형하거나 자연음과 창작 음향을 합성하여 만든 음향 활용

12.1 TV방송의 기본음향

 

12.1.1 음향의 특성

주변에 수없이 많은 음향(소리)들이 각각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단독으로 또는 여러 음향이 조합돼서 좋은 느낌을 갖는가 하면 아주 불쾌하고 견딜 수 없는 불협화음도 있다. 이 모든 소리의 근원은 어떤 진동에 의해서 발생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없이 많은 소리 중 우리가 귀로 시청할 수 있는 가청주파수 범위는 16∼20,000Hz 정도라고 한다. 보통 20∼16,000Hz 정도를 우리의 가청주파수 범위로 생각한다. 이 가청주파수 범위 내에서 진동에 의한 소리의 모든 기본음은 가장 단순한 형태의 규칙적인 정현파(正弦波)라고 한다.

오디오 오실레이터(Audio Oscillator)를 동작시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진동하는 주파수가 높아진다는 것은 진동속도가 빨라지는 현상이어서 빨라질수록 높은 음(音)이 발생하고, 진동의 속도를 느리게 하면 음은 낮아진다.

또한 주파수의 진동진폭이 커지면 큰 소리가 나고, 진동진폭이 작아지면 작은 소리로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주파수의 진동과 진폭의 변화에 따라서 음원이 다르게 발생하고 있는데 앞서 말한 가청주파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주파수가 있고, 원음의 크기에도 가청한계를 벗어난 것들이 많아 들을 수 없는 것도 있다.

음의 세기를 나타내는 데시벨(dB)로 약 120dB을 조금 상회하는 정도까지 우리는 귀로 들을 수 있다. 120dB 정도의 소리를 얼마간 들을 수 있지만 고통스러워진다. 위에 기술한 가청범위는 개인차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우리는 이 제한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

이 중에서 우리가 음향의 기준신호로 사용하는 주파수 범위는 400∼ 1,000Hz로 하고 있다. TV방송 장비의 오디오 특성을 조정할 경우 이 범위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고 있다. 음향과 같이 영상을 녹화하거나 녹음을 할 때 보통 1,000Hz를 하나의 기준신호로 사용하는 이유는 우리가 취하는 음의 중심주파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보통 우리가 흔히 소리의 3요소라면 음의 크기, 음의 높낮이, 음색을 말한다. 모든 소리는 대부분 주(主)된 기본음이 있고, 기본음의 배수가 되는 하모닉스(Harmonics) 등 복잡한 조합으로 이루어져 음색이 나타나고, 그 음색의 특징에 따라 소리의 종류를 구별할 수 있다.

 

12.1.2 음향의 성질과 상태

음향은 주위 환경에 따라서 전달되는 상태가 매우 다양하게 된다. 음향이 공기를 매개체로 음이 전달되는데 반사(反射), 투과(透過), 굴절(屈折), 회절(回折)의 성질을 갖고 있다.

음향의 진동(振動)이 공기나 어떤 물체를 통하여 진행되면서 에너지가 소멸되고, 부딪쳐 깨지기도 하며, 유리 금속 등과 같이 딱딱하고 매끄러운 면에 부딪치면 강하게 반사가 일어난다. 또한 굴곡이 심한 면에서는 난반사가 일어나기보다 흡수되어 소멸되기도 한다. 그래서 카펫과 같이 표면이 부드러운 면을 만나면 에너지의 상당량이 흡수되어 음향이 사라진다.

음원에서 직접 들리는 소리와 반사에 의해 들리는 소리가 시간차를 두고 들리게 되는데 우리는 이를 잔향(殘響)이라고 한다. 잔향의 길이는 원음이 일어난 후 울림의 에너지 밀도가 100만 분의 1(-60dB)이 될 때까지 걸리는 소요시간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500Hz 펄스(Pulse)음의 감쇄시간을 잔향측정의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잔향은 원음과 결합하여 소리를 풍부하게 하고, 심한 잔향은 원음을 상실하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잔향의 크기, 방향, 지속성 등은 음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잔향이 길면 음이 불명료해지고 짧으면 음의 풍부함이 없어지게 된다. TV방송 스튜디오의 잔향시간은 어떤 목적으로 TV방송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느냐에 따라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TV방송 드라마, 일반음악 등의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하여 0.3∼0.6초 정도의 잔향을 요구하고 있다.

전용 음악스튜디오는 그보다 긴 약 1초 정도의 잔향을 선호하고 있다. 특히 음향을 수록할 때는 마이크의 특성, 거리, 위치, 방향 등 많은 여건을 충분히 인식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음향이 몇 번이고 서로 반사하면서 잔향을 만들어 내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리벌브(Reverb)효과라고 한다.

음향은 장애물을 돌아서 진행되고, 조그만 구멍이 있으면 통과하여 균등하게 확산되는 성질이 있으며, 온도가 높은 곳에서는 빠르게 전파되고, 차가운 곳에서는 음속이 느리다. 따라서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굴절이 일어나고 풍속이 빠른 곳에서 풍속이 낮은 곳으로 굴절된다.

 

12.1.3 음향의 레코드 레벨(Audio Record Level)

우리는 방송에서 사용하는 음향을 수록하기 위해서 귀로 듣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스피커를 통해서 음질을 파악하고, VU meter를 이용하여 음량을 눈으로 확인한다.

원래 음량의 표시는 데시벨(dB)로 나타내지만 대수적인 단위로 일정하게 변화하는 물리량의 나타내기 어렵다. 따라서 미국의 벨(Bell) 연구소에서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소리의 물리량과 청감음량의 변화가 비교적 규칙적인 음량계(VU: Volume Unit Meter)를 개발해 사용한다.

 

그림 12-1 VU Meter

이 VU Meter는 전체적으로 -20∼+3VU까지 볼 수 있도록 하고, -20∼0VU까지 눈금을 검정색으로 표시하여 음량을 0%∼100%까지 나타내고 있다. 또한 0∼+3VU까지 붉은색으로 표시하고, 이 부분의 음향은 찌그러짐(Distortion)이 생길 수 있는 범위를 나타내고 있어 되도록이면 평상시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하고 있다.

우리가 음향을 녹음할 때 변조의 깊이가 100%(0 VU)로 되면 최대음량으로 보고, 일반적으로 음량을 50%∼100% 정도로 변조시켜 사용한다. 100%를 넘기지 말라는 것은 일반적인 흐름이고, 북소리, 심벌 등 갑자기 커지는 큰소리는 일시적으로 100%를 넘어가는 것을 허용해 한다. 만약 피크 값까지 포함해서 0 VU(100%) 안에서 수용할 경우 일반 오디오의 레벨이 너무 낮게 되어 오히려 바람직하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