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방송 시스템운용과 영상제작

08. TV방송제작의 기본적 영상문법(1)

정구언 교수 2021. 4. 7. 05:33

TV방송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카메라에 나타난 피사체를 그대로 촬영한다고 해 좋은 영상이 될 수는 없다. TV방송 영상제작에는 몇 가지 영상문법에 알맞은 촬영방법을 공부하고 활용해야 한다. 기본적 영상문법의 이해가 없이 기성세대들이 행하는 표현방법을 어깨 너머로 모방하여 여러 가지 흉내를 내는 것은 좋은 영상을 만들어내기 위한 학습방법으로는 부족하다.

TV방송제작의 기본적 영상문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 영상화면을 구성하는 화면구도(畵面構圖)의 표현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어떠한 법칙을 정해 놓고 준수하는 것이 좋다고 보는 견해도 있고, 어떤 법칙은 효과가 없다면서 자기의 경험에 의존하는 사람도 있다.

한 가지 예로 바둑을 배우려면 무조건 상대와 두는 것보다 바둑의 정석(定席)을 미리 알고 시작해 응용할 줄 알아야 크게 발전할 수 있다. 같은 이유로 이론에 입각해서 영상화면의 구성과 구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알고 있어야 촬영이나 편집 중 잘못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영상화면의 구성과 구도를 연구하는 목적은 영상의 연결과 영상의 미학적 표현에 의미를 두고 있다.

 

8.1 TV방송 영상화면의 구성

TV방송 영상카메라에 담기는 그대로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인 노력에 의해서 내용에 부합되는 매력적인 영상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영상화면에 나타내는 내용과 의미를 미학적인 표현과 함께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영상의 연속적 연결에서 시청자의 심리적 주의를 환기시키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영상을 바라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며, 미적(美的)인 틀에서 보다 훌륭한 영상의 의미를 느끼게 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영상화면의 구성은 인위적으로 디자인하고 배치하여 형성시키는 구도와 자연적으로 형성된 자연물을 포착하여 구도를 형성하는 방법이 있다. 요즈음에 와서 컴퓨터그래픽스의 발달로 TV방송 영상카메라로 포착할 수 없는 여러 형태의 영상도 창작하고 있는데, 특히 디자인에 의한 영상화면의 구성과 구도 작업이 많아서 주의하지 않으면 촬영된 영상의 흐름과 배치되는 영상이 될 수도 있다.

이제 HDTV방송 영상은 영화영상 화면의 구성과 비슷한 16:9의 구조를 수용하게 됨으로써 구도의 형성도 영화영상과 비슷하게 되어 간다. 작품의 형식과 특성에 따라서 구성과 구도의 방법도 조금씩 달라진다. 영상촬영과 편집이라는 과정을 거쳐 작품이 완성되지만 영상편집을 하다 보면 이미 촬영된 영상의 일부를 제거하거나 추가하는 경우도 있고, 변형시키는 경우도 발생한다.

물론 연출자의 의견이 들어가겠지만 순수한 컴퓨터그래픽스 디자이너의 안목에 의해서 편집에 사용될 영상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영상화면 구도의 배분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연스럽고 미학적으로 어떻게 느껴지게 될지 그 반응이 좋아야 한다.

특히 영상을 촬영하는 카메라맨이나 영상 편집인, 컴퓨터그래픽스 디자이너의 주안점 등은 자기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대중매체의 의미를 상실해서는 안 된다. 개인적인 의식수준에 따라서 작품성을 강조하여 시청자에게 내놓는 것이라기보다 항시 대중(시청자)의 평균적 수준을 직시하면서 이해와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다시 말하면 TV방송 영상문법에 근거하여 제작되어야 한다.

TV방송 영상은 일반적으로 작은 화면이면서 평면적인 느낌을 많이 받기 때문에 표현의 중점을 영상화면의 가운데로 모아 주어야 하고, 사물의 정면보다 약간 옆면으로 표현해야 입체적인 느낌의 영상표현이 살아나며, 피사체의 원근감과 입체적 배치구도로 영상의 깊이를 나타낸다.

HDTV와 UHDTV의 등장으로 영화영상과 같이 전체 화면이 넓어지면서 피사체의 구도를 다양하게 처리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TV방송 영상화면 구도의 비율은 황금분할로 해야 한다.”“2등분이나 4등분은 피해야 한다.”등등의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너무 기계적인 일률성에 치우치지 말고 자연스럽고 어색함이 없는 구도로 시청자가 이해하기 쉽게 형성되는 것이 좋다.

사실 자연스러우면서 미적인 표현을 시도하게 되면 화면구도가 자연히 황금분할 법칙에 가까워진다. 정적인 영상이 아니고 동적인 영상에서 일정한 법칙이 존재하기는 어렵지만 전체적인 영상의 흐름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

TV방송 영상화면에 무엇을 포함시키고 무엇을 제외시킬 것인지 피사체의 정확한 선택과 피사체의 위치를 주안점으로 영상구도가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고, 피사체의 크기도 시간이 경과하면서 서서히 바뀌거나 지속성을 가지면서 영상문법에 충실하게 접근해야 시청자에게 편안함을 주게 된다.

물론 쇼·오락 프로그램에서 다이내믹하고 격렬한 율동의 처리는 파격적인 형태의 영상구도가 출현할 수 있지만 한 장면(Scene)이 완성되는 순간에는 영상문법에 일치되는 구도가 수용될 수 있어야 한다.

 

8.1.1 TV방송 영상의 화면비율 관계

앞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그 동안 TV방송 영상의 초기는 영화영상과 구도가 같았다. 1890년대부터 영화영상이 4:3(1.33:1)의 비율로 시작되었고, 35 mm의 필름 영화가 대표적이었다. 1930년대 말부터 텔레비전(Television)이 탄생하면서 그 비율을 영화영상 화면과 같이 그대로 적용했다.

그러나 영화계는 1950년대에 텔레비전의 급속한 발달에 밀려 차별화의 필요성 때문에 사활을 걸고 연구되었다. 영화영상은 관객이 현장에서 바라본 그대로의 영상을 전하고자 하는 임장감(臨場感)을 중요하게 생각하였기 때문에 시네마스코프(Cinema-scope)형태로 개발시켜 화면비율은 2.35:1이 되었다.

미국의 비스타비전(Vista vision)은 화면비율을 1.85:1, 유럽의 비스타비전은 1.66:1 등 여러 가지 형식이 탄생했다. 일본 NHK 기술연구소는 아날로그 방식의 하이비전(H-Vision)TV를 제작하면서 시각적 연구 결과 1.67:1의 화면비율을 찾아냈다.

그러나 디지털 HDTV가 탄생하면서 미국 ATSC가 영화화면 비율에 가까운 1.78:1을 제안했고, 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에서 확정하여 HDTV의 화면비율은 통일된 16:9(1.78:1)로 결정됐다.

그림을 화폭에 담는 경우, 조각과 건축을 할 때 늘 염두에 두는 것이 미학적인 구성과 구도다. 수세기 전부터 유명한 예술가들은 자연의 조화된 비율을 찾았고 이를 돌출해 냈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자연의 조화가 잘 잡힌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일례를 들면 나무의 잎맥(葉脈), 종자의 씨앗 형상, 조개껍데기 소용돌이, 세포의 구조 등에서 그 비율이 발견된다. 이것이 황금분할(Golden Section) 구도의 기본이다. 이러한 비율이 어떤 의도적인 법칙을 쫓아 영상을 만들어가기 보다는 직감으로 이상한 느낌을 주는 영상구도가 생성된다면 화면비율의 잘못이 없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

보통 피사체의 TV방송 영상화면을 가로나 세로로 2등분하면 매우 단조롭게 느껴지고 계속되면 싫증을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피사체의 영상화면 비율을 3:2나 5:3으로 분할하여 배분하다 보면 쾌적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균형을 유지한다.

 

8.1.2 TV방송 영상의 균형 감각

앞에서 언급한 TV방송 화면비율도 포함되지만 전체적인 영상화면의 균형이 필요한 것은 영상화면에서 피사체를 잡는 크기, 배경의 조화, 명암의 배치, 영상의 컬러 조합, 영상의 무게 중심배열, 앞 샷과 뒤 샷과의 연결 관계 등을 균형 있게 처리하여야 한다.

작은 TV방송 영상화면이라고 계속해서 화면 중심에만 피사체를 위치시키면 싫증이 나고, 그렇다고 특별한 이유 없이 너무 파격적인 치우침이나 빅 클로즈업 샷 등을 자주 사용하거나 지나친 콘트라스트(명암)가 자주 등장해도 시청자는 불안정한 마음을 갖는다.

인물의 등장에는 시선 방향에 화면의 여백(Looking room)을 확보하여 여유와 안정감의 균형을 갖게 하고, 시청하는 영상화면의 크기를 배려하여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행동이나 정보가 프레임 밖으로 잘려나가게 보여서는 안 된다.

TV방송 영상 카메라에서는 물론이고 특히 인위적인 컴퓨터그래픽스에 의한 영상의 균형에는 컬러 및 명암의 처리에 주의해야 한다. 따뜻한 색감, 차가운 색감, 명랑한 색감, 침울한 색감, 높은 채도와 낮은 채도 등에서 느끼는 중후함, 원근감을 주는 색깔의 조화 등등에서 균형적 감각이 필요하다.

그리고 하나의 목적을 갖고 있는 Scene의 내면에서 영상화면 간의 여러 균형적 통일성이 있어야 하고, 음악에 리듬이 있듯이 영상에도 시각적 리듬과 조화를 간직하도록 의도적으로 노력하여야 한다.

흥미의 중심점이 제대로 일치되지 않는 TV방송 영상화면의 연결이 계속되면 시청자의 불만이 확대되고 영상과 음향(대사와 음악, 효과음 등)의 불일치는 욕구 불만으로 이어진다. 다시 말하면 영상구도의 다양성, 통일성, 균형성, 연속성, 리듬감 등의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