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방송 시스템운용과 영상제작

20. TV방송 영상의 미학적 편집(2)

정구언 교수 2022. 1. 5. 19:15

20.3 창조적 의미부여 편집 유형

20.3.1 심리적 감동을 형성하는 편집

피사체의 주관적 이미지와는 관계없이 같은 샷(Shot)들 일지라도 영상의 편집기법에 따라 전해지는 의미와 메시지가 사뭇 달라진 느낌을 주게 된다. 움직이는 동영상은 정적인 사진과 같이 그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샷들의 결합된 총체적 의미로 새로운 심리적 느낌을 형성해 준다.

따라서 잘못된 부분을 Cut해 내고, 의미 있는 영상으로 편집해서 영상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해 내도록 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좋은 예로 뜻글인 한자(漢字)는 어떤 형상을 모방해 표현하거나 뜻과 뜻이 결합해 새로운 글자를 만들어내는 몇 가지 방법을 갖고 있다.

그 중 서로 다른 뜻이 모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예를 자주 볼 수 있다. 구름 운(雲)자가 해 일(日)자 밑에서 있어 해를 가리면 흐리게 담(曇)이 되고, 나무 목(木)자가 모여 숲을 임(林)이 되고, 해(日)와 달(月)이 모여서 밝을 명(明)이 되고, 밭 전(田)에서 힘 력(力)이 결합해 일 잘하는 힘센 남자 남(男)을 의미한다. 어떻게 결합하는지에 따라서 이미지와 전달하는 새로운 메시지가 된다.

다른 일례로 아래를 내려다보는 여인의 Close Shot 앞에 평화롭게 잠자는 어린 아이의 모습이 연결되면 한없이 자애로운 어머니상의 이미지로 생각되고, 그 앞에 병자의 Shot이 오면 측은한 생각을 하는 여인이 되고, 앞에 무럭무럭 김이 나는 빵이 연결되는 Shot이라면 먹고 싶어 하는 배고픈 여인으로 생각하게 된다. 각각에 알맞은 음악이 첨가된다면 심리적 느낌은 더욱 강렬하게 상승될 것이다.

 

20.3.2 충돌에 의한 새로운 이미지 형성 편집

같은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는 전혀 다른 Shot들을 대조시켜 충돌함으로써 또 다른 이미지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편집이다. Shot과 Shot 사이의 급작스런 비약이 초래하는 충돌로 정서적 반응을 얻고자 한다. 인간의 삶을 단편적인 조각들로 재구성해 새로운 현실감을 창조하려 한다.

일례로 포성(砲聲)이 울리는 격전지에서 포탄에 맞은 짐승들의 처참한 죽음의 Shot, 포탄이 연못에 떨어져 떼죽음을 당하는 물고기들의 Shot 등등의 뒷부분에 어떤 병사를 연결해 편집한다면 인간이 일으키는 전쟁의 참담함을 전달하게 된다. 또는 정반대의 상항설정으로 고급주택과 판잣집을 대별시켜 삶의 불평등한 괴리를 표현할 수도 있다.

 

21.03.3 시각적 리듬의 연속성으로 이미지를 승화시키는 편집

TV방송 영상이 의도하는 목표를 향에 여러 Shot을 편집해 가는 방법으로 우리가 집을 완성하려면 터를 닦고,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우고, 대들보를 얹은 다음 서까래를 얹고, 지붕을 만든 후 벽돌을 쌓아 벽을 만들고, 내부 시설을 잘해야 집이 완성된다. 이러한 이치에 합당하는 순서를 밟아 편집하여 완성하는 방법이다.

TV방송 영상의 편집이 시청자의 호기심과 흥미를 자연스럽게 인도하고 극적인 액션을 중단 없이 발전시키며 Shot과 Shot 간의 의미적 연속성을 살려나가는 편집이다. 전개되는 사건들을 잘 선택하고 Shot 간의 조리 있는 연결로 이야기를 선명하게 해서 현실을 보다 인상적으로 묘사해야 한다.

예로 갑자기 동지들의 성공한 혁명 덕분에 감옥(監獄)에서 구출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밀려드는 기쁨과 새로운 삶을 영상으로 표현할 때 상기된 배우의 희망찬 두 눈을 Big Close Up시키고 어머니의 미소, 사랑스러운 아내, 천진스런 자식들, 반짝이는 햇살, 하늘에 흐르는 평화로운 흰 구름으로 편집해 갈 수 있다.

 

20.4 TV방송의 편집형식

일반 TV방송 프로그램에서 혼자 하는 독백도 있지만 항시 이야기하는 대화 장면이 있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장면이 있다. 즉, 먼저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부분과 그 정보에 대응하고 있는 부분으로 항시 액션(Action)부분과 액션을 받고 행동하는 리액션(Reaction) 부분이 편집돼 가는 방법이 통상적이다.

이러한 액션과 리액션을 끌고 갈 때 어떤 방법으로 영상화면을 보여 줄 것인지 문제가 된다. 이렇게 진행되는 모든 영상을 보여 주게 되면 시청자는 지루하게 된다. 모든 것을 보여준다는 것은 편안할 때도 있지만 지루할 때도 있다.

시청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은 영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상황을 예측할 수 없도록 할 필요도 있다. 시청하면서 집중하고, 새롭고 흥미 있는 소재가 지속적 관심을 유발시킬 수 없다면 시청할 의미가 사라진다.

영상은 어떤 Shot에서 다른 Shot으로, 어떤 신(Scene)에서 다른 신으로, 어떤 Sequence에서 다른 Sequence로 연결되는데 액션이 없는 대화 장면, 액션이 있는 대화 장면, 대화가 없는 액션 등으로 구성된다. 배우가 직접 움직이는 것을 카메라로 고정된 위치에서 포착할 수도 있고, 반대로 카메라의 위치를 바꾸면서 피사체를 촬영하는 방법이 있으며, 배우와 카메라가 동시에 이동하면서 영상을 촬영하는 경우도 있다.

영상을 내용면에서 어떤 형식에 따라 제작하는지 나누어 본다면 뉴스(News), 다큐멘터리(Documentary), 극(Fiction)과 같이 속도를 현실감 그대로를 살려 주고 있는 것과 특수촬영으로 특별한 비현실적인 속도감을 갖고 있는 만화(Animated Cartoon)로 구분해 볼 수도 있다.

 

20.4.1 TV방송 뉴스(News) 편집

뉴스는 사실성(事實性), 속보성(速報性), 시의성(時宜性) 등이 생명이다. 사실을 근본으로 되풀이할 수 없는 행위나 사건을 촬영하는 것으로 기자의 의도가 최소한 지배력 밖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분야이다. 촬영을 아무리 생생하게 했더라도 전체적 사건의 부분 부분으로 액션과 리액션의 영상화면 구성이 불충분하게 됨으로써 기자들의 내레이션과 문자를 통해서 전체의 통일감을 이끌어 가게 된다.

비록 사건의 현장을 촬영하게 될 기회를 포착하게 되더라도 촬영의 기회가 순간적으로 끝나기 쉽기 때문에 카메라를 한대 또는 그 이상 사용하고 있다 해도 상호의 연관된 영상을 계획적으로 촬영할 수 없고, 일률적으로 촬영되고 있기 때문에 완전하고 균형 있는 영상의 구성은 될 수 없으나 생생한 현실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시청자가 흥미를 잃지 않고 있다.

TV방송 뉴스의 촬영은 시의성을 상실하기 쉽기 때문에 자료영상을 많이 사용하게 되고 불확실한 영상의 보충을 위하여 문자발생기의 문자 슈퍼가 많이 이루어지게 되며, 컴퓨터그래픽스에 의한 여러 가지 정리된 정보가 인서트(Insert)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TV방송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컴퓨터그래픽스의 비중이 약 50% 정도 이상이 뉴스에 할당되는 것은 TV방송 뉴스의 촬영이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20.4.2 TV방송의 다큐멘터리(Documentary) 편집

TV방송의 다큐멘터리는 사실에 입각한 인간의 지식과 이해를 넓히고 이성이나 감성에 호소하기 위한 촬영과 합리적인 재구성을 하는 방법이다. 다큐멘터리는 일종의 사실적 기록물로서 소재를 영상으로 보여 줄 때 대개 사건이 일어난 현실의 순서를 따르고 있다. 기록물을 촬영하다 보면 현재의 소재를 이용하여 촬영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촬영이 불가능한 부분은 컴퓨터그래픽스의 힘을 빌려 사실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애니메이션의 기법을 요구하게 된다. 일례를 들어 1950년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6.25전쟁(외국인은 한국전쟁)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게 된다면 그 중 일부로 전선의 대치상황 등을 영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할 때, 과거에는 종종 차트로 지형과 전선에 아군과 적군의 배치상황, 시간에 따른 변화 등등을 표시하고 촬영하는 방법을 사용하였지만 현재의 TV방송용 컴퓨터그래픽스의 발전으로 능히 2차원 또는 3차원적인 동적표현 방법을 구사할 수 있다.

사실을 엮어 가는 영상물이기 때문에 표현의 외형적 기교보다 내실 있는 사실적 표현을 중시해야 한다. 여러 가지 사건의 시간에 따른 직접적인 표현을 잘 나타내기 위하여 정리해야 하고, 사건을 몇 번씩 되풀이 촬영하고 편집한다.

TV방송 다큐멘터리는 논픽션(Nonfiction)으로 관찰자의 입장에서 사실이나 진실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편집을 통해 주제를 잘 살려주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표현방법을 찾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따라서 영상편집 전에 필요한 소재를 찾고, 소재에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대본에 충실한 구성(Plot)과 촬영이 잘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20.4.3 TV방송의 극(Fiction) 편집

TV방송의 극(Fiction)은 현실과 같이 교묘하게 구성된 허구(虛構)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어떤 모델이 될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TV방송의 꾸며진 극(Fiction)이 목표로 하는 최종적 결과는 현실의 모방이다.

어떤 면에서 현실보다 더욱 풍부한 가상현실이 많고 한편 우리가 현실에서 맛볼 수 없는 상황을 구사하여 대리만족할 수 있는 것도 흔히 있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하게 되는 TV방송 드라마가 대표적인 픽션 물이다.

극장에서 보는 영화영상과 달리 공개된 장소에서 시청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주위가 산만하고 시청자의 시선집중이 어렵게 되며, 영상화면의 크기가 작다는 단점도 있지만 채널의 선택이 자유롭고, 시청할 수 있는 장소의 제약이 없는 장점도 있다.

우리나라의 드라마 제작과정은 독특하다. 외국에서는 완성된 이야기가 대본으로 구성되어 대개 Scene By Scene으로 촬영 후 편집과정에서 효과, 음악 등을 삽입하여 최종적으로 완성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과정을 순서에 입각하여 TV방송 Studio에서 촬영하면서 효과, 음악 등도 함께 완성해 TV방송 Studio 작업이 끝나면 마스터(Master) 프로그램으로 완성된다. 특히 주 5일정도 나가는 주간 드라마의 제작과정이 그렇다.

이러한 드라마제작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우리만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만큼 우리의 능력과 순발력이 뒷받침된다는 의미다. 장점은 연기자도 촬영을 준비하면서 사전제작을 자세히 관람할 수 있어 연기의 연결을 쉽게 감지하는 장점도 있다. 연기 중 효과와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음악을 직접 접하면서 연기할 수 있는 환경제공의 장점도 있다.

 

20.4.4 TV방송 연예(쇼), 오락 프로그램 편집

TV방송의 오락성을 추구하고 있는 여러 형태의 TV방송 프로그램은 우리 인간생활의 긍정적이고 밝은 측면을 표현하는 기쁨과 즐거움에 주안점을 두고 제작한다. 인간은 될 수 있으면 슬픔보다 기쁨을 간직하고 웃음을 찾으려고 노력을 경주하게 된다. 따라서 TV방송이 시청자에게 추구하는 연예, 오락물을 선사하는 것은 정서순화와 건전한 대중문화를 형성하는 두 가지 측면을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연예와 오락은 고급문화의 일부를 다룰 수도 있지만 대중문화라는 영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영상은 경쾌한 느낌을 갖도록 하여 시청자의 마음을 가볍게 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하여 등장인물(사회자, 가수, 무용수, 개그맨, 코미디언)과 음악, 오픈 스튜디오(Open Studio)의 관람 참가자 간의 연관에서 얻어지는 신(Scene)의 편집이 리드미컬하고 경쾌하도록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TV방송 오락 프로그램도 현실성을 바탕으로 제작되고 그러면서도 절제된 영상표현에 재미를 가해야 한다. 시청자의 직접 참여는 그만큼 현실감을 충족시켜 주게 되어 반응(Reaction)의 Scene을 놓치지 않도록 편집에 유의하여야 한다.

 

20.4.5 TV방송의 교양, 교육 프로그램 편집

TV방송의 교양, 교육 프로그램은 시청자의 인간성의 완성을 위한 개개인의 심성을 기르고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문화의 형성에 있다. 따라서 다양한 문화를 이끄는 메시지를 내용으로 하고 문화적 성찰, 사회제도, 사회구조, 관습, 규범, 의식구조, 역사, 인간정신, 전통문화, 민족의 정통성 등등 생활정보에 이르기까지 모든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특별한 계획에 의하여 제작되고 있는 영상의 메시지를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언제, 무슨 목적으로,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는가를 판단하여 편집에 임하여야 한다. 교육 프로그램은 청취대상, 학습목표, 내용, 제시방법 등등에 유의한 편집이 이루어지게 된다.